2013년 경의 글이라 군견조의 성이 제국군 시절의 것입니다. 가시나무 숲 옛날 아주 먼 옛날, 이 세상에 마물이 있던 시절, 포레스트 힐에는 두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소년들은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성 밖 언덕에서 소년들이 놀고 있을 때, 포레스트 힐을 커다란 소용돌이가 덮쳤습니다. 소년들은 급히 집으로 달려...
* * * 론즈 브라우의 셋째 왕자가 흡혈귀로 지목받았다는 비보는 판데모니움까지 날아들었다. 우스우리만큼 눈에 보이는 이유였다. 론즈 브라우는 최근 5년 간 흉작이었고 가뭄이었으며 이상기후가 지속되었다. 흉흉한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기적이나 희생양이 필요했다. 지상 위 존재하는 판데모니움의 지배자들도 인간일진대, 하물며 지상의 나라를 다스리는 자들에게...
나는 죽었다. 어두운 공간을 부유하는 감각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잠든 것은 아니지만 안정된 기분. 삶에 미련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어째서 이렇게 의식만 남아서-.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래서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몸을 움직였다. 아니, 몸이 있을 거라 생각되는 부분을 움직였다. 제대로 반응하고 있는 것일까? 깊은 바람소리와 함께 새하얀 빛이...
지시자의 사명을 받아 도착한 인형의 집엔 빛바랜 책 한 권이 있었다. 은박으로 새겨진 나비 모양. 책을 펼쳐 몇 장 넘겼을 때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한 사내였다. 정리되지 않은 더티블론드의 머리카락, 신념으로 빛나는 깊은 눈동자, 굳게 다문 입술 그리고 무엇보다 화려하게 빛나는 불꽃이 인상 깊어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 사진 옆에 적힌 이름은, "리...
촤악, 하는 소리와 함께 마물의 목에서 녹색의 체액이 뿜어져 나왔다. 프리드리히는 옷에 튄 녹색 피에 눈살을 찌푸렸다. 죽기 전에도 마물들을 해치우고 다녔는데 죽고 나서도 이런 놈들의 처리를 맡게 되다니 세상일은 참 알 수가 없다. "이 정도쯤이야, 가뿐하다고." 프리드리히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인형 소녀는 죽은 마물에게 다가가 그 사체에서 무언가를 ...
좋은 밤이지? 사랑스런 내 아가씨, 자야할 시간이야. 전사들의 기억을 찾아주느라 고생이 많다고 들었어. 그 작고 여린 몸에… 아, 그렇지. 아가씨는 저 오토마타들보다 못한 목각인형이라 다리가 붓지도 발에 물집이 잡히지도 않겠네. 흠, 목각은 아닌가? 잡아보아도 어떤 소재인지 알기 어렵단 말이지. 상점에 있는 거? 아가씨의 파츠는 나도 들여오는 거야. 설마 ...
자크 레어3 네타가 들어간 것 같으니 네타주의 에바리스트는 언제나 아이자크에게 있어 벚꽃과 같은 부유감을 주는 사내였다. 이십여 번의 봄을 함께 보내면서 아이자크는 항상 에바리스트의 머리위로 벚꽃잎을 뿌려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했다. 실제로 레지먼트 시절엔 시도했다가 교관에게 혼났던 적도 있었고, 가끔은 그 벚꽃잎이 붉게 물들어 에바리스트의 군화를 적실 ...
10년 뒤 미래 날조 주의. 의사 이마요시와 프로팀 소속 아오미네, 아오미네의 매니저 카가미. 어김없이 올해에도 여름은 왔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장마가 뜨거운 햇볕에 자취를 감춘지도 벌써 약 2주. 일 년의 반 이상을 미국에서 보내는 카가미에게 여름이란 단어는 귀국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카가미는 유월 초하루 일본에 돌아왔다. 귀국도 출국도 아오미...
Blue Rose 나는 자연물에 대해 특별히 애틋한 감정을 갖지는 않는 편이다. 여자 아이들이 듣는다면 그게 뭐야~! 메말랐어! 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평범한 남자아이다. 여자 아이들이 좋아하니 꽃에 관심이 있는 척하며 함께 꽃의 아름다움에 공감해줄 뿐이다. 꽃의 여왕이라고 한다면, 모두들 입을 모아 장미 라고 할 것이다. 연인에게 사랑을 속삭이고...
최초의 기억. 어린 센고쿠 앞에 나타난 것은 의문의 여인이었다. 센고쿠는 지금에서야 그녀가 ‘마녀가 아니었을까’하는 막연한 추측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공놀이를 하던 어린 센고쿠는 굴러가는 공을 따라 달려갔다. 누군가의 발 앞에서 멈추던 공. 그것을 안아 들자 태양을 등지고 서 있던 여인이 웃었다.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는 않았지만 센고쿠는 그녀가 웃고 있다...
시라이시는 아까부터 계속 테니스 공을 튀기고 있었다. 통-통-통, 집중하고 있는 것 같지만 반복동작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것 뿐. 그는 차분하게 생각을 이어나갔다. 하아. 얕은 숨을 내쉬고 시라이시는 튀기던 공을 잡아챘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그의 눈이 테니스 코트를 한바퀴 찬찬히 훑었다. 삼 년이다. 삼 년을 여기서 친구들과 동고동락하며 살아왔다....
백란은 튿어진 봉지 사이로 쏟아진 마시멜로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쌓아올렸다. 마시멜로는 맛있다. 그리고 인간은 재미있다. 쇼이치가 듣는다면 '백란씨, 두 문장 사이의 개연성이 부족합니다'하고 타박받겠지만- 백란에겐 딱히 문제없는 문장의 연결이었다. 그에게 인간이나 마시멜로나 별 반 차이가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백란은 인생에 대한 정의를 게임이라는 단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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